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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가 스스로 본인 몸을 본딴 토르소를 부셔야 하는 이유(피지컬:100)
  • 이기환 기자
  • 등록 2023-02-07 15: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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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예능 성공작 ‘피지컬: 100’의 탈락자는 스스로 망치를 들고 자신의 몸을 본뜬 토르소를 직접 부셔야 한다.

나이와 성별, 국적, 체급 불문 각 분야에서 최강 피지컬이라 자부하는 100인이 벌이는 극강의 서바이벌 게임 예능 ‘피지컬: 100’의 장호기 PD는 7일 서울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 이유에 대해 밝혔다.

장 PD는 패자가 스스로 토루소를 깨게 한 것은 공을 많이 들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오징어게임이 방송되기 전에 기획한 것이긴 한데, 오징어 게임에서는 탁락하면 그 자리에서 죽여버린다. 그런데 우리가 패자들에게 ‘돌아가세요’라고 하거나 명찰을 뗀다고 해서 먹힐 것 같지는 않았다. 통렬한 장치가 필요했다.”

장 PD는 “그 통렬한 장치를 고민했다. 참가자들의 목숨과 같은 걸 빼앗아보자고 생각했다. 그것은 그들의 몸이다. 출연자의 몸과 똑같이 만들어놓은 것을 깨는 것은 도자기를 빚는 장인이 스스로 깨는 것과 같다. 고통스럽다. 깨지 않고 가져가게 해달라, 깨는 척만 하면 안되냐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래도 하나만 남고 모두 다 깨졌다”고 전했다.

 

장 PD는 “연출에서 가장 중요시했던 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기존 것과 달라야 했다. 비현실과 현실의 경계 사이를 오가야한다. 드라마는 비현실이다. 우리는 현실을 다루지만 장치는 비현실적이다. 그러면서 ‘가장 좋은 피지컬은 무엇일까?’라는 현실적 주제를 다룬다”면서 “참가자의 표정과 반응은 100% 리얼이다. 이건 연출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빌런이 나오고, 서로 싸워 안보고 가버리고 하는 기존 서바이벌을 따라가면 안되니까 좀더 솔직하게 담아보려고 했다. 처음에는 우승하러, 3억을 따러 왔다가, 세상에는 이런 몸을 가진 사람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크고 뚱뚱해도 날렵할 수 있고, 작아도 힘이좋을 수 있다. 우리는 이런 걸 보여주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키기 작은 여자유도 선수와 댄서, 농부의 몸 등 다양한 몸을 가진 사람들이 참가했는데, 이들 각자가 지구의 어디를 대표하는 피지컬이었으면 해서, 그렇게 다양하게 초대했다. 물론 프로그램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OK 하는 사람만 초청했다”고 덧붙였다.

장 감독은 “왜 서바이벌 형태를 취했냐”는 질문에는 “사람들이 자극적인 요소가 있어도서바이벌을 좋아하는 것은 공통적인 요소다. 나도 ‘스우파‘를 재밌게 봤다. 탈락에 대한 공포와, 응원하는 사람에 대한 기대, 이런 건 전세계가 똑같다”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피지컬100’을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TV쇼”라고 극찬했다. 살벌했던 게임이 끝나면 서로 정중하게 인사하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모 기자가 그런 세러모니를 주문했냐고 물어봤다.

“게임 룰을 인조 눈을 통해 설명하는 것 외에는 가이드가 전혀 없다. 가이드를 준다고 따라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승부건 뭐건, 하고나서 좋지 않은 표정이 있는 것은 미련이 남았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해 싸웠으면 져도 미련이 안남는다. 왜 이렇게 했지 하고 미련이 남으면, 얼굴도 안보고 돌아갈텐데, 끝날때 악수를 한다. 추성훈은 상대와 맞절을 했다. 이런 게 자연스럽게 나온다.”

‘피지컬:100’은 힘만 테스트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능력치를 측정한다. 근력, 밸런스,지구력,순발력, 정신력 등이다. 장 PD는 “‘완벽한 피지컬’을 찾기 위해서는 한쪽으로 몰리면 안되고, 5각형의 능력치를 만들어놓고 각각의 지표에 특화된 퀘스트를 만들었다. 이런 퀘스트를을 모두 통과한 최후의 1인은 오각형을 다 충족시켜 원에 가까운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나는 이런 게임장치를 통한 인물들의 서사구조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사실 어느정도 예상은 했다. 누가 어디까지 올라갈 것이고, 승부가 어떻게 될 것이라는. 하지만 이렇게 되어도 문제다. 우리의 예상을 깨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누가 이길 것 같아 하고 생각했을때 맞힐 수 없을 정도로 예상을 빗나가는 경우도 많았다. 내가 몸에 대한 편견이 많구나 하고 생각했다. 레슬링 선수, 특공대 출신이면 이렇겠지 하고 미리 단정해버리는 식이었다. 솔직히 말해 해군 특수전전단 하사 출신 이에전트h의 탈락은 아깝다. 멘트도 잘하고(방송용으로 딱이라는 의미 같았다), 이 분의 탈락만 봐도 각본이 없음을 알 수 있다. 그 탈락이 스토리가 된 거고, 역사를 쓴 거다.”

 

장 PD는 “기억에 남는 해외 반응으로는 왜 한국에서만 하느냐. 우리나라에 이런 사람이 있는데 라며 제 메일로 보내주시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방탄소년단 정국이 ‘피지컬:100‘을 시청하며 팬들과 소통하는 라이브 방송을 봤다. 자랑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감사 드리고 싶다. 동시접촉자가 1000만명이 넘더라”

장 PD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한국시청자들이 좋아해주면 해외 시청자들의 반응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해외에서 큰 반응이 나왔다. 지금은 한국에서 하고 있지만 각 대륙별 혹은 문화권 별로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해서 전세계가 하는 대회로 발전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관전 포인트에 대해서는 “기금까지는 개인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스토리의 흐름에도 주목하면 재미있을 거다. 예상을 깨는 일도 많이 생길 것이다.주목받지 못했던 인물에도 관심이 가게 될 것이다. 마지막 9화까지 잘봐달라”고 전했다.

 

 

 

 

[컴퍼니잇=이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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