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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마약 카르텔의 현실
  • 강연경 기자
  • 등록 2023-02-22 16:58:32
  • 수정 2024-01-29 14: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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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연경의 예픽소드> 광고계와 영화계가 크게 흔들

강연경 맥앤지나 기자가 픽한 연예·방송계 핫이슈의 에피소드를 전달합니다.

 


 

대한민국이 ‘마약 청정국’ 지위를 잃은 지 어느덧 7년이 훌쩍 넘었다. 

 

넷플릭스 '마약 스캔들의 재구성'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제공)

 

언제나 마약 이슈 중심엔 재벌가와 연예인들이 있다. 공인들의 마약 남용으로 인해 연예인을 모델로 발탁한 브랜드들의 이미지 훼손, 청소년들의 호기심 자극 등 끝없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대한민국 마약 카르텔의 현실은 어디까지 온 것일까. 

 

대마·프로포폴·코카인·케타민 등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이 27일 오후 경찰 조사를 마친 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를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광고계와 영화계가 크게 흔들…유아인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

2월 초, 톱스타 남자 배우의 마약 의혹 논란이 불거졌다. 그 논란의 주인공은 바로 배우 유아인. 지난 4일 미국 여행을 마친 유아인은 이미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피의자 신분이었던 터라 귀국 일정에 맞춰 신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 국과수의 마약류 감정에서 대마 양성 반응도 보였다고 밝혔다.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마약 조사를 받았지만 그의 대처는 안일했다. 조사를 받은 당일 오후, 그는 아웃도어 브랜드 광고 촬영을 위해 제주도로 떠났다. 해당 아웃도어 브랜드 측은 ‘최초 보도 전에 광고 촬영을 진행했다’고 입장 표명을 했지만 배우 측은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유아인을 둘러싼 마약 관련 의혹이 계속 이어지면서 광고계는 곧바로 선 긋기에 나서며 ‘유아인 지우기’에 급급했다. 최근 네파 매장 외부에 붙어있는 광고판을 미처 바꾸지 못했는지 유아인의 얼굴만 종이로 가려진 채 그대로 붙어있는 모습이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퍼졌다. 2021년부터 유아인을 브랜드 모델로 발탁한 무신사는 그를 본떠 만든 가상 인간 ‘무아인’까지 내세우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는데 그의 영상을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 일괄 비공개로 전환했다. 또한, 종근당건강은 비타민 제품 아임비타의 메인 모델을 유아인으로 발탁하며 TV광고를 내보내는 등 홍보에 열을 올렸는데 현재는 모든 채널에서 관련 사진을 내렸다. 현재 계약을 맺고 있는 기업들은 경찰의 수사 상황을 지켜본 뒤 판단한다는 계획이지만, 유아인과 더 이상 계약을 이어가기엔 힘들 것이란 업계 중론이다. 

 

더불어 유아인은 올해 넷플릭스에서 영화 <승부>와 시리즈 <종말의 바보>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미 촬영이 끝난 후 공개 시점을 논의 중인데 사실상 경찰의 수사 결과가 작품의 공개 시점을 결정하게 되었다. 기존 작품의 후속편 촬영 여부 역시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넷플릭스 흥행작 <지옥> 시즌2 제작도 예정대로라면 올해 중 촬영이 시작될 계획이었지만, 이 역시 수사 결과에 따라 계획될 것으로 보인다.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가 ‘대마 합법’ 주장을 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의 ‘대마 합법’ 주장 

SM엔터테인먼트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가 자신의 지분을 하이브에 넘기며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이에 SM이 이수만의 역외 탈세 의혹을 주장하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지난 16일 공개한 성명 발표 영상에서 이성수 SM 대표이사는 ‘이수만이 대마초를 합법화하고 카지노를 건설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이수만이 나무 심기를 강조하고 그와 연계한 페스티벌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그 이면에는 이수만의 부동산 사업권 관련 욕망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것에는 카지노가 연결돼있었다”며 “이수만은 많은 관광객이 카지노와 페스티벌을 더욱 신나게 즐길 수 있도록 대마 합법까지도 운운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여러 사람이 듣고 목격하고 말렸다”고 덧 붙였다. 대중은 K팝의 시초인 동방신기, 소녀시대, 엑소, 레드벨벳 등 케이팝 최정상의 아티스트를 양성한 이수만이 ‘대마 합법’을 운운했다는 주장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마약 투약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작곡가 겸 사업가 돈스파이크가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첫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필로폰 투약 혐의 돈스파이크의 솜방망이 처벌 

지난해에는 돈스파이크가 필로폰 투약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돈스파이크는 지난 2021년 말부터 9차례에 걸쳐 4500만원 상당의 필로폰을 사들였으며 공동 투약 5회 포함, 14차례의 필로폰을 투약했다. 앞서 돈스파이크는 “우리나라는 술에 지나치게 관대하다. 술은 단지 합법이라는 점 이외에 독성, 중독성이 마약에 비할 만큼 해로운 물질”이라며 술과 마약의 독성과 중독성이 비슷한 수준이라는 발언을 했다. 그는 2010년 대마초를 핀 혐의로 벌금 500만원 형을 선고받았고, 같은 해 10월 별견의 마약 혐의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는 등 이미 10년 두 차례 마약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입건된 건은 1심에서 실형을 면하며 보호관찰과 120시간의 사회봉사, 80시간의 약물치료 강의 수강 및 추징금 3900만원을 명령했다. 이에 일각에서 돈스파이크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을 두고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재판부의 가벼운 처벌과 연일 논란되는 연예계 마약 이슈와 더불어 청소년 마약 범죄 논란도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는 현실이다. 현대사회에 들어 마약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나라가 없지만 끊임없는 단속과 강력한 처벌로 마약을 끊어 내야만 한다. 

 

 

[맥앤지나=강연경 기자 magajina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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