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은 맥앤지나 기자가 선택한 연예·방송계의 톡톡 튀는 뉴스들에 대해 토크합니다.
예상보다 길어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원 제한, 사회적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 조치가 강화되면서 영화관 이용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엔데믹 상황에도 극장가는 여전히 침체기다. 사람들이 더는 극장가를 찾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팬데믹 기간 동안 급격히 인상된 관람료와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플랫폼이 급성장을 거듭해 관객들의 시청 행태에 큰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돌아선 관람객들의 발을 돌리기 위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단순히 관람의 의미를 넘어 극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영화 제작에 대한 투자 활성화 및 원활한 공급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실제로 침체된 영화관에 희망을 선사한 마케팅 성공 사례 등은 여럿 존재한다. 이에 대중들이 영화관에서 발길을 돌린 이유와 최근 작품의 흥행을 도운 마케팅 사례들을 모았다.
■ 영화관을 떠난 사람들, 그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
지난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영화관에서의 인원 제한, 거리 두기 및 마스크 착용과 같은 방역 조치의 강화가 지속되면서 영화관 이용이 감소하고 있는 현상이 보고되었다. (그래프 제작= 송지은, 수치 영화진흥위원회 출처)
지난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영화관에서의 인원 제한, 거리 두기 및 마스크 착용과 같은 방역 조치의 강화가 지속되면서 영화관 이용이 감소하고 있는 현상이 보고됐다. 해당 조치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의 확산 방지를 위해 필요했으나, 이로 인해 많은 영화관이 저조한 입장객 수와 수익을 마주했다.
관람객의 수를 제한하면서 보통 좌석 수의 30% 이하로 설정되는 등 매출에도 직격타를 안기게 됐다. 영화진흥위원회 기록에 따르면 한국 영화관 관람객 수는 2019년 1억 1562만 2065명에서 2022년 6279만 2715명까지 눈에 띄게 현저히 줄어들었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발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영화관 휴업 및 제한된 상영 등의 제약에 갈증을 느낀 관람객들의 갈증을 해소해 준 것은 OTT 플랫폼이다. OTT 플랫폼은 가정에서 안전하고 편안한 영화 시청을 제공하면서 많은 관객의 관심을 받았다. 사람들은 영화관에 가지 않고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다양한 영화를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많은 영화 제작 및 배급사들은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시도했다. 그 결과 OTT 플랫폼에서 다양한 최신 영화를 제공하게 됐고 영화관은 독점 상영 영화들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게 되었다. 실질적으로 관객들은 굳이 영화관을 찾지 않아도 새로운 영화를 편리하게 OTT 플랫폼을 통해 감상할 수 있는 선택지를 가지게 된 것이다.
관람 에티켓에 대한 불편함
영화관에서는 다른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해야 하므로 다른 관객들의 소음이나 휴대전화 등의 방해 요소로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있다. 더불어 영화 상영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따로 스케줄을 비워 보러 가야 한다는 점도 영화관이 침체되는 요소다. 그뿐만 아니라 좌석 제한, 영화 중간에 자리를 비우거나 음식물을 들고 들어가는 행위가 금지되어 있어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 있다.
반면에 OTT 플랫폼의 경우 본인의 좋아하는 의자나 침대에 자리를 잡고 영화를 볼 수 있으며, 영화 중간에 화장실에 가거나 음식물을 먹을 수도 있다. 관람객들은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더욱 자유로운 관람이 가능한 OTT 플랫폼으로 거처를 옮겼다.
비싼 티켓값
현재 영화 티켓값은 평일 낮 일반관 성인 기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보다 4000원이 인상된 1만 4000원에 이른다. 주말 낮에는 1만 5000원, 특별관은 2만 원이다. 여기에 팝콘, 콜라 등 먹을거리까지 더하면 총 소비 금액은 2만 원이 넘어간다. 이로 인해 영화관에 한 번 방문 시 지출되는 금액이 적지 않다는 인식에 관람객들은 발길을 돌렸다. 일반 시민들의 문화생활 중 하나였던 극장가 영화 관람이 더는 소소한 문화생활의 범주로 볼 수 없도록 부담이 커져 버린 것이다.
이는 코로나19를 겪으며 영업적자를 견디지 못한 국내 영화관 3사(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가 3년간 세 차례나 가격을 인상한 결과다. 영화관 3사는 코로나19 이후 인건비, 영화 제작비, 공공요금 등의 인상으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설명했지만, 관객들에게 가파른 가격 상승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직장인 백나래(26세, 여성) 씨는 "비싼 티켓값으로 특별한 날이 아니면 굳이 영화관에 가지 않는다. 최근에는 OTT 플랫폼 개봉작이 다양해져 더욱 OTT 플랫폼을 이용하게 되는 것 같다" 고 말했다.
극장 개봉 작품의 다양성 감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극장 개봉을 연기하다 결국 넷플릭스 공개를 택한 영화 ‘콜’과 ‘사냥의 시간’ (사진= 넷플릭스 제공)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및 바이러스 확산 문제로 영화 촬영 및 개봉에 대한 제약이 많아졌다. 이로 인해 촬영 및 개봉이 지연되는 경우가 줄지어 발생했다.
지난 2020년 3월 해외 촬영을 준비 중이던 영화 '교섭' '피랍' '범죄도시2' 등은 WHO(세계보건기구)가 팬데믹을 선포한 뒤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중단했다. 이후 콜롬비아에서 촬영 중이던 송중기·이희준 주연 영화 '보고타'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현지 촬영을 중단하고 귀국했었고 베트남 촬영 비중이 큰 '범죄도시2'도 촬영 계획을 바꿔야 했었다. 이로 인해 '교섭'과 '범죄도시2'는 해외 촬영을 접고 국내 촬영을 시작해 ‘교섭’은 2023년 1월, ‘범죄도시2’는 2022년 5월로 개봉이 미뤄졌다. 이 밖에 촬영 및 개봉 시기를 놓치면서 영화관 개봉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영화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은 애초에 개봉 시기를 늦췄으나 코로나19로 더욱 연기되자 극장 개봉 대신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 공개를 택했다. 영화 ‘콜’(감독 이충현)도 지난 2020년 봄 극장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미루고 미루다 결국 넷플릭스 공개를 선택했다.
이처럼 영화관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의 개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관객들은 영화관에 가지 않아도 충분히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되었다. 이처럼 다양한 요소들로 영화관을 떠난 이들이 많아진 가운데, 관람객들의 발길을 돌리려는 방법들이 등장하고 있다.
■ 극장가 침체기 극복을 위한 전략
영화제작에 대한 투자 활성화 및 원활한 공급을 위한 노력
영화 한 편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자본과 인력이 투입된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극장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상업영화의 수익률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개봉 작품의 개수를 줄어들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고 해당 문제를 두고 국회입법조사처 김지민‧ 배성희 박사는 “투자·제작 부문으로 공적자금 투자뿐만 아니라 크라우드 펀딩 등 민간투자가 이뤄지도록 민간투자법인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예시와 함께 민간 투자자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가 필요하다”(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화 생태계 회복을 위한 정책 개선과제, 2022.10.04.) 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투자액에 대한 이익 비율을 높이는 방안과 함께 영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자금을 확보, 제작비의 세액공제율을 높게 조정하는 등 관련 법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면서 기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외에 영화 장르의 다양성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극장에서 상영하는 대다수 영화는 대중적인 장르로 다큐멘터리, 예술 관련 영화에 흥미를 느끼는 일부 관객들은 영화관에서 관람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대중적인 영화 이외에도 예술영화,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상영함으로써 다양한 취향을 가진 관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CGV의 'CGV 아트하우스', 롯데시네마 "아르떼', 메가박스 '필름 소 사이어티관' 와 같은 특별 상영관이 예술영화 또는 인디 영화 등의 다양한 작품을 상영하는 것으로 관객들의 취향을 충족시키는 것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CGV 아트하우스'의 주요 배급 작품으로는 '한공주' '우아한 거짓말'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공동)' '소셜포비아' '차이나타운' 등 굵직한 배우들이 참여해 인기를 얻은 작품들이 다수 존재한다. 지난 2014년 개봉한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감독 진모영)'는 개봉 18일째인 12월 14일 독립영화 사상 2번째로 100만 관객을 달성했다. 이후 2015년 1월 1일 400만 관객을 동원해 독립영화 역대 흥행 기록을 갱신했다.
극장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 제공하기
현재는 OTT 플랫폼에서도 최신 영화를 감상할 수 있어 극장을 찾지 않고도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따라서 극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함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침체된 극장가에서 특별 상영관을 통해 개봉한 영화들이 흥행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3월 국내 개봉한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경우, 4D 상영 첫날 관객 5만 7958명, 4월 19일 기준 전체 매출액 약 485억 원 중 3.5%에 해당하는 16억 9000여만 원을 4D로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되었다. 올해 1월 개봉한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감독 이노우에 다케히코) 또한 개봉 14주 차인 4월 5일부터 일주일간 아이맥스관 상영을 개봉했다. 관련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624석 규모의 서울 CGV 용산 아이파크몰점 등 주요 아이맥스관이 순식간에 매진되었고 일주일 만에 7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파급력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화 ‘아바타: 물의 길’(감독 제임스 카메론) 역시 스크린X·4DX 포맷이 제공하는 기술 기반의 독특한 영화 관람 환경이 영화팬 유치라는 성과로 이어져 박스오피스 매출 8500만 달러(약 105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CJ CGV 자회사 CJ 4D플렉스(4DPLEX) 역대 최고 수익을 달성으로 이어졌다.
협력적인 마케팅 전략 수립하기
특전인 굿즈 발매를 통해 영화 흥행에 적극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하는 ‘소울메이트’ 와 ‘마리오 부츠’.(사진= 상단: 롯데시네마 제공 / 하단: 레드윙 인스타그램) 최근 극장가의 침체기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마케팅 전략이다. 극장과 영화제작사, 배급사, 광고주 등이 협력하여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대중에게 더 많은 관심을 끌어내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특전이다. 특전은 사은품 제공 또는 특별 상영회 개최가 대표적이다. 영화 관람을 예매한 관객을 위해 굿즈나 특별 상영 관람 기회를 주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 영화 ‘소울메이트’는 장기 상영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인화 사진 세트 5주 차 굿즈 행사를 마련했다. 이처럼 특정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은 영화 관람료 인상에도 굿즈를 모으거나 특별 상영회 체험을 위해 N차 관람을 마다하지 않는다. 굿즈 확보를 위해 예매는 하고 관람을 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영화사와 극장 입장에선 개봉 즈음과 흥행 열기가 식어갈 무렵 열성 팬들을 규합하는 게 흥행의 관건이 됐다. 해외에서도 협력적인 마케팅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지난 4월 26일 개봉한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를 기념하며 부츠 브랜드 레드윙(Redwing)이 슈퍼 마리오 부츠를 공개했다. 뉴욕 닌텐도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부츠로, 발뒤꿈치 패드에는 버섯을 넣어 만든 디테일이 특징이다. 호기심 많은 Z세대에게 특별한 부츠를 직접 구경할 기회를 제공하며, 영화화를 각인시킬 수 있었던 마케팅 사례로 꼽힌다.
한국의 영화관이 특전을 이용한 마케팅으로 효과를 보는 가운데, 영국에서 진행된 독특한 마케팅이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 2015년 개봉한 영화 ‘앤트맨(Ant-Man)’은 5x10mm 크기의 개미만 한 무료 관람권을 영국 전국에 배포했다. 숨겨진 해당 티켓을 찾은 해외 네티즌들은 인증샷을 올리며 영화의 기대치를 더욱 올렸다. 개미 크기의 아이맥스(IMAX) 티켓 위치에 대한 단서는 당시 앤트맨 아이맥스 트위터를 통해 공개됐다. 해외 네티즌들은 발견한 티켓 교환권을 자랑삼아 SNS 계정에 잇따라 올렸고, 국내 네티즌도 해당 포스팅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새로운 홍보 방식이 새롭다는 반응들이 가득했고 외신들은 해당 마케팅 수단은 영화의 효과적인 홍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영화관은 단순히 대중적인 작품만 선보이는 것이 아닌,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문화시설로 변화해야 할 것이다.
[맥앤지나=송지은 기자 magajina1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