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올리브로 한우 사료 개발부터 직접 기른 암소로 메뉴를 선보이는 한식 다이닝이 있다?
  • 강연경 기자
  • 등록 2023-06-21 11:45:12
  • 수정 2024-01-29 14:01:40
기사수정
  • <강연경의 예픽소드> 친환경 사료를 먹인 미경산 한우가 특별한 이유
  • 강연경 맥앤지나 기자가 픽한 핫이슈 에피소드를 전달합니다. 

 


 

최근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친환경, 동물 복지 등을 중시하는 ‘미닝아웃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며 식재료 관리가 철저히 되고 있다. 식재료 트렌드도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고급화 되어가고 있으며 특히 한우의 경우 이력정보 조회는 물론 무엇을 먹고 어떠한 환경에서, 어떻게 자라왔는지 신선도와 품질, 사육환경까지 고려한다. 이렇듯 철저한 종자 관리를 하는 한우는 수입 소보다 글루탐산 수치가 높아 맛이 배로 좋아 결과적으로 고기에 포함된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하는 소비자들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올리브 사료를 먹고 자란 한우 브랜드 올리브미트랩의 시그니처 세트 (사진=올리브미트랩) 에피큐어 청담의 정경구 대표는 식재료 트렌드에 맞춰 한우 사료 개발부터 직접 기른 미경산 암소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약 2년간의 올리브 사료 개발 끝에 신선한 미경산 암소로 메뉴를 만들었고, 집에서도 맛볼 수 있게끔 프리미엄 정육 브랜드 ‘올리브미트랩’을 론칭했다. 정 경구 대표에게 올리브 사료를 먹인 미경산 한우의 개발로 입맛을 사로잡은 비법을 들어봤다. 

 

친환경 사료 개발 탄생 배경

 

정 대표는 처음에 강아지 사료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올리브오일이 강아지 면역력을 좋게 해주고 털을 윤기나게 해 관심을 갖게 됐다. 스페인에서는 여러 동물에게 올리브 사료를 먹이는 것을 알게 돼 조사 중 일본 특허청에서 우연히 올리브 사료 특허 관련 문서를 보게 됐다. 그 중 올리브 사료를 먹고 자란 소가 일본에서 ‘올리브 와규’로 상품화된 것을 발견, 영국, 미국, 호주 등에서도 올리브 사료에 대한 수요를 알아냈다. 

 

일본에서 출시된 올리브 사료는 올리브에서 추출하고 남은 폐기물 상태의 찌꺼기만을 사용해 만들었는데 정 대표는 본인만의 방법으로 재해석했다. 이미 상품화된 일본의 올리브 사료를 그대로 사용해도 되지만 그는 일본의 올리브 사료에 대한 특허를 분석했을 때 몇 가지 허점이 보여 직접 사료 개발에 뛰어들었다.

 

올리브미트랩의 올리브 사료는 고품질 그린 올리브에서 시작된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추출한 후 남은 페이스트는 영약학적으로 좋은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지만 낮은 소화율, 높은 타닌 함량으로 동물의 사료로 쓰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정 대표는 2년간 연구개발을 통해 특허 출원 중인 저온 숙성 발효 공법으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함유한 맞춤형 사료를 만들었다. 정 대표의 올리브 사료에는 올리브를 한번 만 추출하고 나온 올리브 페이스트를 사용한다. 이 페이스트에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이 5% 이상 함유되어 있어 180일 이상 발효와 저온건조 과정을 통해 파우더 형태로 제작했다. 

 

건강한 프리미엄 미경산 암소만 사용하는 이유

 

정 대표는 사료 개발 후 바로 한우에게 투여를 시작했다. 그는 테스트에 필요한 한우도 허투루 고르지 않았다. 한우는 수입 소와 달리 종자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어 한우의 시리얼 번호를 검색하면 어떤 곳에서 어떤 곳에서 자라 무엇을 먹고 컸는지 쉽게 알 수 있어 꼼꼼히 확인 후 아산, 안성, 대관령 등 한우로 유명한 목장들을 골라냈다. 같은 환경에서 자란 소들에게 테스트할 때 항상 올리브 사료를 먹이기 전과, 먹이고 난 후의 맛을 비교했다. 단순히 맛 비교가 아닌 ‘이 한우가 내 사료를 먹이기에 적합한가’를 확인한 것. 보통 28개월에서 30개월 한우를 도축하기 때문에 최소 출하 전 3개월에서 5개월 전의 한우들에게 사료를 먹였다. 

 

테스트 기간을 거치는 동안 또 다른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각종 한우로 블라인드 테스트 시 거세 한우는 손도 안 댄다는 것이다. 임신과 출산하지 않은 미경산 암소에게 올리브 사료를 먹였을 때 효과가 돋보였다. 올리브 사료를 먹인 미경산 암소를 조리할 때 간을 일절 하지 않아도 고기에 어느 정도 간이 배어있으며 먹고 난 후에도 전혀 기름지지 않아 깔끔한 뒷맛을 선사했다. 

 

올리브 사료를 먹인 미경산 한우의 맛이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올리브는 올레인산 덩어리라 올리브 사료를 먹인 소들의 산패가 천천히 된다. 산패가 천천히 된다는 것은 곧 숙성이 천천히 된다는 것. 즉 기본적인 지방산 구조가 바뀌는 것이다. 고기의 지방산 구조가 바뀌면 느끼한 맛은 줄어들고 담백한 맛이 도드라지는데 실체 고기 수치에서 글루탐산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글루탐산은 감칠맛을 느끼게 해주는데 그 수치가 실제로 10%가량 상승했다. 특히 불포화지방산과 카르노신의 증가로 고기를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것으로 동물 복지는 물론 건강한 육류를 섭취하는 소비자의 건강까지 이어진다. 

 

앞으로의 사업 전망과 계획

 


정 대표는 에피큐어 청담이 핫플처럼 유명해지기보다는 올리브 먹인 미경산 한우를 상품화시켜 더 많은 사람이 올리브 한우에 대한 맛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프리미엄 정육 브랜드 ‘OLVM(올리브미트랩)’을 론칭, 올리브를 먹이고 34개월 이상 키운1++ 지리산 미경산 암소의 꽃등심부터 안심, 살치살 등 고급 부위를 온라인 스마트 스토어를 통해 판매한다. 

 

또한 한우 오마카세로 문을 열었던 에피큐어 청담은 리뉴얼이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3에 선정된 윤서울의 김도윤 셰프와 함께 메뉴, 구성 등 전반적인 리뉴얼을 걸쳐 올리브 한우와 어울리는 다양한 해산물과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숙성 한식 다이닝’으로 재탄생됐다. 

 

정 대표에게 사업에 대한 최종 목표를 묻자 “결국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사실 한우의 품종에 대해서는 유통업자들만 파악하지, 그 소를 먹는 소비자들은 상세하게 알 수 없잖아요. 맛과 건강에 좋은 올리브 한우가 ‘대관령 한우’, ‘횡성 한우’처럼 하나의 카테고리가 되어 많은 이들이 경험했으면 좋겠어요”라며 올리브 한우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맥앤지나=강연경 기자 magajina11@gmail.com]

0
유니세프
국민 신문고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