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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림과 비비, '엄청난 몰입감' 선사하는 음악들
  • 이기환 기자
  • 등록 2023-01-25 12:38:14
  • 수정 2024-01-29 1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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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우림부터 비비까지, 몰입감을 선사하는 음악들 추천


최신 발매곡도 아니고 음원차트 1위 곡도 아니다. 무료한 일상에 몰입감을 선사하는 앨범과 곡을 모아 추천한다.

 


 

1. 과거로 질주하는 청춘들, 자우림 

 

자우림 정규9집 앨범 커버. (사진=  'JAURIM' 공식 사이트 제공)

 

좋은 노래는 듣는 사람의 눈을 바꾼다. 평소와 같은 풍경이 다르게 보인다. 시야에 필터가 끼워진 것처럼 앨범 속 세계관에 이입하게 된다. 자우림의 (이하 <굿바이, 그리프>)도 그랬다. 첫 수록곡 ‘Anna’를 재생하자마자 그만 압도당하고 만다. 

 

단순히 보컬 김윤아의 호소력 때문은 아니다. 하나의 노래를 구성하는 요소에는 무엇 무엇이 있을까? 기타, 베이스, 보컬, 효과음, 가사 등 손에 꼽을 수 없이 많다. 그 모든 요소가 하나의 방향으로 질주할 때 우리는 청각적 쾌감을 느낄 수 있다. <굿바이, 그리프> 앨범은 노래를 이루는 모든 요소가 ‘그때의 청춘’으로 질주한다. 스무 살을 거치지 않고 마흔 살이 된 사람은 없다. 우리는 모두 ‘그때의 청춘’을 가지고 있다. 

 

김윤아의 목소리는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그때 그 시절을 정확히 관통한다. 그리고 여섯 번째 수록곡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절정을 이룬다. 얼마 전 종영한 동명의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배경음악으로도 쓰인 이 노래는 김윤아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그를 뒷받침하는 사운드, 그리고 “너의 향기가 바람에 실려 오네 / 영원할 줄 알았던 / 스물다섯 스물하나” 같은 가사가 완벽하게 딱 맞아떨어진다. 

 

청춘은 슬프다든지, 청춘은 아름답다든지 하는 의미화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그저 청춘 그 자체를 노래할 뿐이다. 이 앨범의 첫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쭉 듣고 나면, 얼마 동안은 청춘의 눈을 가지게 된다.

 

2. 장르 밖의 사나이, 재달

 

재달 정규1집 앨범 커버. (사진= 재달 인스타그램)

 

힙합인지 록인지 일렉트로닉인지 구분하는 게 무의미한 재달(Jaedal)의 앨범은 단순히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단지 음악적 좋음을 위해 여러 장르를 차용한 게 아니다.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어야만 하는 필연적 이유가 있다. 그건 이 앨범의 전체 콘셉트와도 일맥상통한다. 바로 이것저것, 뒤죽박죽, 엉망진창의 상태가 아티스트 재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꽃과 빌딩과 하늘을 나는 자동차와 더 많은 무언가가 그려져 있는 의 커버만 봐도 이 앨범 안에 얼마나 많은 복합적인 영감이 공존하는지 알 수 있다. 기타 사운드와 스크래치, 신시사이저와 하모니카 등 안 어울릴 것 같은 여러 가지 사운드를 조합해 다른 누구도 아닌 재달의 목소리를 사람들에게 들려준다. 장르의 불분명함 말고도 더 좋았던 부분이 있는데 다름 아닌 ‘빙글빙글 2’의 가사이다. “왜 난 이리 서투른 걸까 / 액셀과 브레이크 위치가 바뀐 거 같아 / 엄마한테 아직 묻고 싶은 게 넘쳐 / 아빠 없인 중고차를 고를 수 없어”처럼 일상적인 비유와 구체적인 내러티브로 쓰인 가사다. 

 

이 앨범을 듣다 보면 가감 없이 자신을 드러내는 재달이 매력적으로 느껴지고, 마침내는 알 수 없는 친근감까지 생겨난다. 한동안은 만나는 사람마다 재달의 노래를 추천했던 것 같다. 그리고 휴대폰을 켜서 재달 노래만 들었던 것 같다. 그 때문인지 재달이 내 옆에 있었던 것 같다. 그 누구보다 이것저것, 뒤죽박죽, 엉망진창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사람, 재달이라는 아티스트가 궁금하다면 꼭 한 번 들어보길 바란다.

 

 

3. 앨리스 미니앨범 수록곡 '내 안의 우주'

 

 

앨리스 미니앨범 커버. (사진= 아이오케이 컴퍼니 제공)

 

2년이 넘는 긴 공백기를 깨고 돌아온 앨리스의 디지털 싱글 ‘내 안의 우주’는 걸 그룹에서는 보기 드문 발라드곡이다. 피아노와 목소리만으로 이끄는 곡의 전반부를 통해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멤버들의 보컬 실력을 확인할 수 있다. 팬을 향한 앨리스의 마음도 오롯이 전해진다.

 

4. 스월비 정규1집 곡 'Alibi'

 

스월비 정규1집 앨범 커버. (사진= 스월비 인스타그램)


래퍼 스월비의 ‘Alibi’는 도입부부터 사람들을 압도시킨다. 거기에 섬뜩한 스토리텔링으로 분위기를 조성하고, 차 문 닫는 소리, 빗소리 등 노래 속 상황을 구체화시키는 효과음까지 더해져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한다.

 

5. 비비 싱글 곡 'The Weekend'

 

비비 싱글 'The Weekend' 앨범 커버. (사진= 비비 인스타그램)

 

비비가 미국 음반사인 88rising과 발표한 싱글 'The Weekend'는 (당연하게도!) 매력적인 비비의 음색과 더불어 중독성 있는 훅까지 완벽하게 사람들을 사로잡은 곡이다. 특히 밤에 이 노래를 틀어놓고 드라이브를 하면 도시 속의 이방인이 된 것 같은 센치함을 느낄 수 있다.

 


[맥앤지나=송지은 기자 magajina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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