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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삼일로 끝난 새해 결심, '독서'로 재정비 해보길
  • 송지은 기자
  • 등록 2023-03-17 11:52:40
  • 수정 2023-04-03 09: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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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존감과 삶에 관한 이야기를 주제로 한 책 6권 추천

싱그러운 봄이 기다리는 3월. 작심삼일로 끝난 새해 결심에 무기력해진 이들을 위한 6권의 책을 소개한다. 작은 희망과 유쾌한 삶을 위한 작은 속삭임, 불안에 싸인 나를 진정시켜줄 영감 가득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책들을 통해 겨울잠에서 깨어나듯 우리의 감수성과 자아를 깨워보기를 바란다.

 


 

1. 감수성이 무뎌진 자신을 발견했을 때, 박웅현 《책은 도끼다》

 

그저 많은 양의 책을 읽는 것, 다독에만 집중하고 있는 이들은 주목하길바란다.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는 2011년 출간 즉시 4대 온라인 서점 인문 분야 베스트 셀러 1위를 석권하며 2016년 6월에 100쇄를 돌파했다.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 표지 (사진= 북하우스 제공)

 

 이 책을 읽고 나면 진정으로 책을 탐닉하는 방법을 알게 될 것이다. 저자는 책이 가진 힘과 매력을 도끼에 비유하며 우리의 얼어붙은 감수성을 깨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장르는 시, 소설, 에세이 등 매우 다양하다. 자칫 어렵게만 느껴질 수 있는 철학, 과학, 예술 분야의 책들도 저자가 매료되었던 작가들의 경험과 문장들을 섞어 풀어내며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도록 길라잡이 역할을 해낸다. 자신의 감각과 감수성이 한껏 무뎌졌음을 느낀다면 이 책을 이용해보자. 작은 창의성의 씨앗이 시들어버린 당신의 내면을 다시 꽃 피우게 할 것이다. 

 

 

2. 상처 속에서 찾는 작은 희망, 한강 《노랑무늬영원》

 

12년 동안 쓰고 발표한 일곱 편의 작품을 한 권에 묶어 담은 한강의 세 번째 소설집. 한강 작가는 특유의 진중함이 있다. 그 진중함을 기반으로 쓰인 소설은 고요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뜨겁다.

 

한강 《노랑무늬영원》 표지 (사진= 문학과 지성사 제공)

 

 

기자가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소설집 제목이기도 한 마지막 작품 <노랑무늬영원> 때문이다. 주인공 ‘현영’은 일평생 그림에 몰두하며 오직 그림만 그리며 살겠다고 다짐했으나 사고로 두 손을 쓰지 못하게 되자 무기력에 잠식되어 무미건조한 일상을 보낸다. 그러던 중 현영은 친구 아들이 기르는 ‘노랑무늬영원’이라는 이름의 도마뱀을 보게 되는데, 노랑무늬영원은 앞발이 잘렸음에도 자가 치유하는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준다. 상처를 치유하는 도마뱀의 모습과 동시에 쓰지 못하게 된 두 손으로 다시 붓을 드는 현영. <노랑무늬영원>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노랑은 태양입니다. 아침이나 어스름 저녁의 태양이 아니라, 대낮의 태양이에요. 신비도 그윽함도 벗어던져버린, 가장 생생한 빛의 입자들로 이뤄진, 가장 가벼운 덩어리입니다. 그것을 보려면 대낮 안에 있어야지요. 그것을 겪으려면, 그것을 견디려면, 그것으로 들어 올려지려면…… 그것이, 되려면 말입니다.” 그 후 현영은 자신의 두 손에 노란색 물감이 묻은 것을 바라본다. 이렇듯 한강 작가의 소설은 희미한 빛과 같은 희망을 보여준다. 고요한 따뜻함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3. 권태를 넘어 좀 더 유쾌한 삶을 위해, 김혜남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은 2015년 출간한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가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10만 부 돌파 베스트 셀러가 된 것을 기념해 펴낸 스페셜 에디션이다.

 

 

김혜남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표지 (사진= 메이븐 제공)

 

30년간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해온 저자 김혜남은 2001년 당시 마흔세 살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이후 22년간 병을 앓으면서도 세상을 원망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쌓아 올렸다. 그녀는 고통과 고통 사이에는 덜 아픈 시간이 있고,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차곡차곡 살아온 것뿐이라고 말한다. 이런 저자가 그동안의 다양한 경험에서 얻은 인생의 깨달음을 이 책에 담아냈다. 진정으로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권태로운 인생을 조금 더 유쾌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우리를 인도한다. 인생을 마치 억지로 해야 하는 숙제처럼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자.

 

 

4. 진정한 나를 찾고 싶다면, 최진영 《내가 되는 꿈》

 

섬세하면서도 직설적인 문학 세계를 구축해 온 최진영의 소설 《내가 되는 꿈》은 월간 《현대문학》에서 선보이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의 서른세 번째 책이다.

 

 

최진영 《내가 되는 꿈》 표지 (사진= 현대문학 제공)

 

어린 시절 부모와 떨어져 외가에서 성장한 주인공 ‘태희’는 자신을 키워주던 외할머니의 죽음을 맞닥뜨리며 외가에서 살던 시절을 떠올린다. 당시 홀로 남겨진 듯한 슬픔에 방황하던 태희. 그는 유년기를 거쳐 어른이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비롯된 상처를 외면한 채 살아왔다. 성인이 되고 또다시 어긋나는 관계 속에서 과거의 나를 비롯한 모든 관계를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작가는 이러한 태희의 내면을 섬세한 통찰력으로 그려내며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한다. 동시에 현실적인 문제를 깊이 있고 날카롭게 꿰뚫어 보여준다. 이 덕분에 장편소설임에도 뛰어난 몰입력을 선사하고, 무의식적으로 태희의 심리에 자신을 녹여 보게 한다. 진정한 나를 찾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5. 불안에 흔들리며 제자리걸음을 걷는다면, 김다슬 《기분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분명 좋은 말이기에 이를 실천하겠다고 다짐하지만,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만큼 쉽게 잊어버리고 당시 기분에 휘둘리기 쉽다. 베스트셀러였던 《이제는 오해하면 그대로 둔다》에서 관계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를 풀어냈던 김다슬의 두 번째 책 《기분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

 

김다슬 《기분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 표지 (사진= 클라우디아 제공)

 

이 책에서 저자는 인간관계에서 파생된 불안 뿐만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저자의 문장 하나하나는 타인의 말에 쉽게 흔들리는 우리의 마음이 한층 더 견고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위로하고 응원한다. 또한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발버둥 치는 독자들에게 가장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쉽게 불안에 노출되고 갈피를 못 잡아 제자리걸음을 걷는 다고 느낀다면 이 책을 통해 작은 보폭이라도 전진해보자. 어느덧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나란히 걷고 있을지도 모르니.

 

 

6. 삭막한 세상, 안식처를 찾고 싶다면, 황보름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자신만의 안식처를 찾고 싶은 이들이 주목해야 할 책이다.

 

황보름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표지 (사진= 클레이 하우스 제공)

 

어느 동네의 인적 드문 후미진 골목길. 이런 평범한 동네에 ‘휴남동 서점’이 들어선다. 의욕이라고는 전혀 없어 보이는 서점 주인 ‘영주’는 마치 자신이 손님인 것처럼 일은 하지 않고 책만 읽는다. 그렇게 책을 통해 공허했던 마음을 하나둘 채워가면서 어느덧 영주는 자신이 꽤나 건강해졌음을 느낀다. 그 후로 찾아오는 많은 손님들. 각자 다른 감정과 이야기를 들고 휴남동 서점으로 모인다. 이 책은 현시대에 결핍되어 있는 서로 간의 배려, 우정, 대화 등을 포근하고 편안하게 담아냈다. 사람과 사람 간의 온정과 포근함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어느새 휴남동 서점의 손님인 듯 몰입한 자신을 발견할지도. 

 

 

[맥앤지나=송지은 기자 magajina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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