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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상 속 영원으로 남을, 배우 정이서의 낭만
  • 정효신 기자
  • 등록 2024-03-29 06:05:33
  • 수정 2024-03-29 0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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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눈코 뜰 새 없는 바쁜 일정으로 스캐줄에 쓸 에너지를 모으기 위해 자유시간에는 최대한 파워 집순이로 지낸다는 정이서 배우. 스스로도 일할 때와 일상에서의 갭이 크다고 말하는 그녀는 스튜디오 출입구를 찾아 헤매는 헐렁함을 보이며 이를 증명했다. 하지만 카메라 앞에서만큼은 가녀린 체구로 상반되는 컨셉을 모두 찰떡같이 소화해 내며 연신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사진=맥앤지나 제공)

-맥앤지나와 오늘 촬영 소감은요? 

 새로운 작품 덕분에 오랜만에 화보 촬영을 하게 돼 재밌었어요. 제가 원래 ‘핑크 포비아’ 혹은 ‘핑크 알러지’가 있다고 할 정도로 분홍색 옷 입는 걸 부끄럽고 낯간지러워하는데 오늘 많이 친해진 것 같아요. 

 

- 학창 시절 미술 공부를 하다 대학에서는 방송연예학을 전공했는데 예술적 자질은 타고난 건가요?

TMI이긴한데 미술을 하게 된 것도 그쪽으로 꿈이 있어서라기보다 배우라는 꿈을 위해 부모님과 일종의 딜을 한 거예요. 부모님께 연기가 하고 싶다고 소심하게 말했더니, 미술학원에 보내며 좋은 미대에 진학하면 연기를 할 수 있게 해주신다는 말씀에 시작하게 된 거죠.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는 좀 더 당당하게 연기를 하겠다고 말을 했고 스무 살에 재수를 해서 방송연예과에 가게 됐어요. 지금은 이왕 시작했으니 잘 해보라며 누구보다 많이 지지해 주고 계세요. 

 

-다양한 작품에서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어요. 특히 정이서 배우 하면 출연하는 작품마다 임팩트가 크다는 것이 특징인데, 어떤 점 때문일까요?

 최근작인 <살인자ㅇ난감>의 선여옥도 그렇고, <지금 우리 학교는>의 김현주도 그렇고, 어쩌다 보니 제가 맡은 역할 대부분이 극이 초반 긴장감을 조성하는 중요한 지점에서 치고 빠지는 역할이더라고요. 그렇다 보니 감사하게도 잠깐 등장해도 강한 인상을 받으셨다는 평을 해주시는 것 같아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까지 거장 감독들의 사랑을 받는 것으로도 유명해요. 한국을 대표하는 두 감독과 모두 작업해 본 소감을 말해주세요.

신기하고 값진 경험이에요. 두 거장 감독님뿐 아니라 함께 하는 선배님들도 평소 영화를 모두 챙겨볼 정도로 존경하는 분들이라 같은 현장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죠. 현장 그 자체가 배움의 장소였어요.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훔쳐보기도 하고 십분 배우고 즐기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진=맥앤지나 제공)

-최근작 <살인자ㅇ난감>에서는 시각장애를 가진 목격자인 줄 알았으나 보험사기, 존속살인을 저지른 범죄자였다가 이내 살인 피해자가 되는데, 이런 다면적인 인물 연기는 어떻게 접근하나요?

여옥이(선여옥 역)는 제가 연기했던 캐릭터 중 가장 표현하기에 어려웠어요. 해외 범죄 살인 사이코패스들 인터뷰 영상을 참고하면서 그런 사람들의 말투나 행동, 표정 연구를 많이 했어요. 또 감독님이랑 가능한 한 많이 리딩하면서 유동적으로 캐릭터를 잡아갔어요. 감독님이 아니었으면 캐치하지 못했을 부분을 많이 끌어내 주셨어요. 

 

-2015년 데뷔 이후 이제 10년 차 배우가 됐네요. 특히 최근 5~6년간은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하면서 열일하고 있죠. 그동안 맡았던 배역 중 가장 본모습에 가까운 역할은 무엇이었나요?

제가 생각보다 장르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유일하게 보편적인 모습을 연기했던 tvN 단막극 ‘복숭아 누르지 마시오(2023)’에서 연기한 강해숙/장하구 역이 그나마 가장 일상의 저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극 중 모녀 관계인 해숙과 하구 1인 2역을 모두 소화했는데 그중 딸인 하구가 엄마를 대하는 부분에서 공감이 많이 됐어요. 

 

-마지막으로 대중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얼마 전에 좋은 글귀를 하나 봤는데, 사랑에 관한 내용이지만 배우라는 직업에도 연관시킬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문구신 답을 대신하고 싶어요. ‘작가가 당신을 사랑한다면 당신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고, 화가가 당신을 사랑한다면 당신은 영원히 바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에요. 배우라는 직업도 영상 속에 영원히 박제되는 것이니 제 작품을 꺼내 보는 분들이 있다면 언제까지나 기억 속에 살아있는 것 아닐까요. 




Editor - Jung Hyoshin

Photographer - Seo Yoonwoo

Stylist – Mizero

Hair & Makeup - Jeremy & Jisoo by TM_BLOOM


[맥앤지나=정효신 기자 magajina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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