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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뜨거운 의리를 가진 배우 신현준과 정준호, 두 남자의 블루스
  • 강연경 기자
  • 등록 2024-02-15 13: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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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_KANG YEONKYOUNG
PHOTOGRAPHER_HONG SEONGJIP
STYLIST_JUNG SOOEUN, ROTHY
HAIR & MAKEUP_NAMGYU, JEONGYI by LEEKYUNGMIN FORET, JUHEE, SEULKI by EYOU

두 남자의 블루스


지금, 요즘, 가장 뜨거운 의리를 가진 배우 신현준과 정준호의 불타는 케미스트리.

두 분의 찐 ‘케미’를 보여준 화보 촬영 어땠나요?

현준: 준호와 오랜만에 같이 화보를 찍으면서 추억거리가 하나 더 생긴 것 같아 좋아요. 그리고 변함없는 준호의 멋진 모습에 다시 한번 감탄했어요. 준호는 일과 육아를 훌륭하게 해내면서 자기 관리까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져요. 몇 컷의 사진이지만 ‘아, 나도 저런 친구가 있지’ 혹은 ‘저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화보가 아닐까 싶어요. 


준호: 현준이 형과 20년 넘게 친구이자 동료 배우로 지내면서 이 나이에 남길 수 있는 인생의 한 컷을 화보에 담고 싶었어요. 짧은 시간의 화보 촬영이었지만 그동안의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면서 형을 처음 만났을 때 설레던 감정도 살짝 느껴졌어요.

현준_셔츠&재킷&팬츠 폴스미스. 슈즈 보스. 준호_재킷 메트로시티. 셔츠 앤더슨벨. 팬츠 디자인바이영민. 슈즈 ysh.

최근 서로의 작품에 특별출연하며 우정을 과시했어요. 

현준: 네, 맞아요. 저는 준호가 출연한 드라마 <지금부터, 쇼타임!>에, 준호는 곧 개봉할 제 영화 <귀신경찰>에 특별출연을 했어요. <귀신경찰>은 제가 처음부터 김수미 어머니, 준호와 함께 출연할 생각으로 기획하고 제작한 영화예요. 믿는 구석이 있었던 거죠. 특별출연임에도 불구하고 고난도 액션 신이 매우 많았는데 준호가 주연배우만큼 열심히 해줬어요. 준호가 정말 열정적으로 촬영에 임해서 저는 물론 모든 스태프가 감동했죠. 지금 나이에 무색하게 이렇게 액션을 잘하고 열정적으로 임해줄 수 있나 싶었어요. 곧 개봉할 영화에 힘을 많이 실어주어 준호한테 너무 고마워요. 

준호: <귀신경찰>은 독특한 휴먼 코미디 영화예요. 사실 처음에는 고난도 액션 신이 많은 것을 보고 뒤통수 맞은 기분이었죠.(웃음) 그런데 특별출연이지만 제가 열정적으로 액션 신을 하는 것과 대역이 촬영하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기에 조금 더 생동감 있는 연출을 위해 직접 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신 중간에 현준이 형이랑 대화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대본에 ‘평상시 둘의 대화로 애드리브’라고 적혀 있더라고요. 그걸 보고 너무나 당황했지만, 형이랑 평상시처럼 장난치며 대화하니 실감 나는 신이 탄생했어요. 이 애드리브로 저희의 30년을 잠깐이나마 엿볼 수 있으니 기대하셔도 좋아요. 이렇게 고생해서 찍은 영화라 특별출연료가 들어오다가 만 것 같아 형에게 잘못 송금된 거 아니냐고 장난을 치기도 했어요. 


현준: 준호가 차비만 받고 출연해준 만큼 영화가 잘되면 제가 다 갚을 거예요.(웃음) 

티셔츠 자라. 재킷&팬츠 알렉산더맥퀸. 슈즈 반스. 셔츠 호이테.

현준 님이 <지금부터 쇼타임>에 출연했을 때의 에피소드도 궁금해요. 

현준: 일단 저는 제가 받을 금액은 다 받고 출연했어요.(웃음) 저 역시 카메오였는데 보통 특별출연이면 친한 배우가 촬영장에 같이 있어주는 편이에요. 그런데 준호가 촬영장에 안 보여서 전화를 해보니 집에서 쉬고 있다고, 촬영 잘하고 오라고 쿨하게 말하더라고요. 처음 보는 배우, 스태프들과 어색함을 극복하고 즐겁게 촬영했어요. 사실 저희는 서로 소속사가 달라 여러 여건상 모든 일을 같이할 수 없지만 서로 기회가 되면 최대한 도와주려고 해요. 


준호: 그날이 아마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제가 촬영장에 없어도 형이 최선을 다해 촬영해서 감독님께서 주연배우만큼이나 애써주셨다며 감사함을 전하더라고요. 저희가 서로의 작품에 카메오 출연을 하는 것은 사실 상대에 대한 배려예요. 단역과 조연 분들 덕분에 주인공이 있듯, 한 명이 주연이면 한 명은 카메오로 출연해 밸런스를 맞춰줌으로써 서로가 돋보이게 해주는 거죠. 말로만 친구, 의리를 외치기보다 이렇게 직접 출연해서 서로를 빛내주는 게 진짜 친구라고 생각해요. 


최근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예능 콤비로 활약을 하고 있어요. ‘찐친’답게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너무 편안해 보일까 봐 우려스러웠던 점은 없었나요? 

현준: 티격태격하는 게 저희의 실제 표현 방식이라 저는 우려스러웠던 점은 없었어요. 갑자기 서로 칭찬을 하거나 부드러운 어투로 얘기하는 것도 어색할뿐더러 그건 저희 모습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보시는 분들이 은근히 서로 디스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 같기도 해요.(웃음)


준호: 저는 조금 있었어요. 저희 둘이 편하게 장난치는 모습이 자칫 경솔해 보이거나 신중하지 않은 것처럼 비칠까 봐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괜찮아요. 저희가 같이 방송 출연을 하다가 말았으면 대중도 그렇게 보셨겠지만, 계속 일관성 있게 저희의 실제 모습을 보여드리니 오히려 이런 모습이 하나의 캐릭터로 만들어졌더라고요. 저희를 좋게 봐주신 덕분에 이런 관계가 캐릭터화, 상품화되기까지 해서 너무 감사드려요. 요즘은 어디를 가나 제 옆에 현준이 형이 없으면 어디 갔냐고 찾을 정도예요.(웃음) 


평상시 두 분의 성격도 비슷한 편인가요?

현준: 준호는 장손, 저는 막내라 완전 반대 성향이에요. 그래서 오히려 준호가 형 같을 때가 많아 제가 의지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준호는 외향적인 스타일이라 인맥도 넓은데 저는 딱 해야 할 일만 하고 정적인 것을 좋아해요. 


준호: 맞아요. 둘이 성향이 엄청 다른데 형이 정이 많아요. 전에 제가 지나가는 말로 부모님이 편찮으시다고 했는데 그걸 기억하고 형 혼자 저희 부모님 댁에 가서 사진을 보내더라고요. 그때 형이 정말 섬세하고 정이 많은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죠. 

슈트&셔츠 앤더슨벨.

늦둥이 자식을 둔 아빠들로서 육아 역시 공동 주제일 것 같아요. 서로 육아 고민을 얘기하고 조언해주기도 하나요? 

현준: 아무래도 준호가 육아 선배라 제가 많이 물어보는 편이에요. 준호 어머님께서도 “준호가 딸을 낳으니까 또 달라지더라. 너도 딸 낳는 것을 생각해보라”고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둘째 결심을 한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저는 선천적으로 아이들을 워낙 좋아하는 성격이라 지치지 않고 계속 놀아주는데 가끔 육아가 힘들고 어렵게 다가올 때도 있어요. 그럴 때 준호와 얘기를 많이 하죠. 


준호: 늦은 나이에 같이 육아를 하다 보니 동병상련의 느낌이 있죠. 저는 항상 아이들과 놀아주려면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해요. 그리고 아들은 터프하고 딸은 부드러운 성향을 가지고 있기에 그에 맞는 조언들을 해주는 편이에요. 보통 아이들이 크면서 하는 행동이 거의 비슷하거든요. 또 하나는 저와 형 둘 다 아무리 바빠도 아이들과 추억을 쌓으려고 노력해요. 어릴 때 아빠와의 추억을 쌓아두지 않으면 나중에 아이와 얘기할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평상시에도 아빠와의 교감을 중요하게 여겨 일하다가도 꼭 아이들에게 전화하는 습관이 있어요. 


아이들도 두 분을 많이 의지할 것 같아요. 

현준: 그럼요. 저희도 서로의 아이들을 자기 자식처럼 생각해요. 아무래도 아이들도 나이가 비슷한 또래라 어떤 행동을 해도 제 자식 같아서 이미 그렇게 챙겨주고 있어요. 


준호: 그게 굉장히 좋아요. 아이들한테도 이미 ‘아버지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의지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이 되어 있어요. 아이들이 저희를 서로 ‘큰아빠’라고 부르는데 그 호칭마저 정말 감사해요. 그런 존재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요. 그래서 형이랑 아무리 바빠도 1년에 몇 번은 아이들과 함께 추억을 쌓자고 다짐했고 그 추억이 쌓여 저희가 진정한 가족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현준_셔츠&팬츠 LE17SEPTEMBRE HOMME. 가방 Jayce&River. 샌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준호_니트 앤더슨벨. 팬츠 REAL FAKE DOT. 슈즈 리프로덕션 오브 파운드. 가방 Jayce & River. 시계 태그호이어.

대중에게는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요? 

현준: 저는 어렸을 때부터 영화 기획 및 제작을 하는 게 꿈이었어요. 오랫동안 합을 맞춘 김수미 엄마, 준호와 함께 출연할 수 있는 재미있는 영화를 많이 만들어보고 싶어요. 많은 분이 저희의 케미를 좋아해주신 만큼 저희도 더 좋은 영화로 찾아뵙고 싶고요. 제 연기와 영화로 즐거움을 선사해드리며 저도 제가 좋아하는 일을 오랫동안 하고 싶어요. 


준호: 이제 저희가 50살을 넘긴 만큼 진정한 남자로 완성이 됐다고 생각해요. 인생 후반전이 시작되었죠. 그래서 저희가 살면서 하고 싶었던 일을 후회 없이 해보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모범을 보이며 연예계 후배들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살고 싶어요. 현준이 형과 제가 더 많은 분에게 웃음과 기쁨을 선사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으면 해요. 

두 분이 꼭 해보고 싶은 게 있을까요?

현준: 칸영화제에 초청받아 60살에 턱시도 입고 가족들과 가고 싶어요. 어때요?


현준: 이정재․정우성 배우는 칸영화제에 초청받아서 갔지만, 저희는 영화제 관객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요? 아니면 그냥 칸으로 여행을 가도 좋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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