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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개그콘서트 시즌2 크루 "공개 코미디쇼의 Next level 기대해"
  • 정효신 기자
  • 등록 2024-03-22 00:08:15
  • 수정 2024-03-22 16: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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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이어진 아이디어 회의의 피곤을 안은 이들이 무대 분장이 아닌 화보 촬영을 위한 단장을 마치고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평소 우리에게 친숙한 무대 위 모습이 아닌 프로페셔널한 모델로 변신을 마친 이들은 돌아온 개그콘서트2의 주역 8인이다. 정범균, 김영희, 신윤승, 조수연, 박형민, 김지영, 홍현호, 이수경. 이들과 함께한 현장은 진중한 대화가 오가는 와중에도 어딘가에선 유쾌한 웃음이 끊이지 않는 밝은 에너지로 꽉 차 있다.

 

-오늘 함께 촬영에 임한 크루들 중 두 사람이 가장 선배에요. 프로그램 부활에 대한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어떤 마음으로 촬영에 임하고 있나요? (정범균은 KBS 공채 개그맨 22기, 김영희는 25기)

범균: 맞아요. 과거에 제가 선배님들을 보고 꿈을 키웠듯이 새로이 개그맨을 꿈꾸는 친구들이 생겨날 수 있는 장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무대거든요. 그래서 저희 개그맨들, PD님, 작가님, 촬영팀 다들 합심해서 만들고 있어요.

영희: 개그콘서트가 과거엔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볼 수 있는 대표 TV 프로그램이었다면 이제는 가족들이 단톡방에서 링크를 공유하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코미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소통왕 말자할매’로 코너를 함께하고 있는데 서로의 합은?

영희: 범균 선배와는 이미 많은 공연으로 합을 맞춰왔어요. 개콘을 시작하면서 범균 선배가 공연에서 애드립으로 하던 고민상담 코너를 하자고 제안했어요. 이렇게 애드립으로 공연하던 코너를 개콘에서 함께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범균: 요즘 영희 누나와는 와이프보다 더 자주 보고 있어요. 새벽까지 코너 짜다가 집에 들어가 잠깐 자고 다시 나와서 만나니까요. 지방에 갈 때도 항상 조수석에 영희 누나를 태우고 같이 이동하니까 와이프도 우스갯소리로 다음 번 차 바꿀 땐 영희 누나의 의견을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할 정도죠. 


-짜여진 대본이 아닌 즉석 고민 상담으로 레전드짤을 탄생시키기도 했어요. 연인이 있는 첫사랑을 못 잊는 여대생이 그 사람은 하나뿐이라는 말에 “너도 하나뿐”이라고 호통을 친 게 울림을 줬죠. 어떻게 나온 대사에요?

영희: 당시에는 웃음을 드리지 못한 게 아닌가 싶어 걱정했는데 감동했다 피드백이 많아서 다행이었죠. 영어, 중국어 번역짤에 최근엔 아랍어 번역짤도 돌더라고요. 이 에피소드를 계기로 말자는 웃음뿐 아니라 감동까지 줄 수 있는 코너라는 걸 더욱 느꼈어요. 


-‘소통왕 말자할매’ 외에도 ‘숏폼플레이’ ‘챗플릭스’ ‘금쪽유치원’ 등 코너에 출연하는데 어떤 캐릭터를 가장 애정하나요?

범균: 하나를 꼽기보다는 함께 연기하는 친구들이 빛나게 도와주는 포지션을 하는 게 즐겁고 힘이 나요.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롤이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자연히 여기저기 여러 코너를 하게 되고 있네요. 오늘도 같이 하는 친구들이랑 화보를 찍으니 정말 행복했습니다. 

-두 사람은 SBS 공채 개그맨 출신이잖아요. 개그콘서트 무대에 서는 데 부담은 없었나요?

지영: 개그우먼 지망생 시절 KBS를 꿈꿨지만 결국 SBS에서 데뷔했어요. 웃찾사에서 호나우딩요 닮은꼴로 코너를 딱 하나 했는데 방송에 너무 안나와서 KBS 개그우먼인줄 아는 분들이 더 많아요. 데뷔 얼마 후에 모든 공개 코미디가 폐지되면서 도피처로 유튜브를 하게 됐는데 더 잘 된거에요.

형민: 그렇죠. 사실 어느 방송사 출신이냐 보다 공개 코미디에 대한 미련이 없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아요. 그런데 범균 선배가 부산코미디페스티벌에 데려가면서 가슴 속에 있는 열정을 되살려 줬어요. 그때가 공개 코미디의 매력을 체감할 수 있었던 첫 순간이었어요.


-개그콘서트 공식 채널 구독자가 32만명인데, 폭씨네는 65만명이 넘어요. 유튜브와 공개코미디의 차이가 있나요?

형민: 유튜브는 웃음을 터뜨리기 위해 정확하게 계산을 해야 해요. 대신 드라마나 서사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공개 코미디는 2줄 안에 바로 웃음이 나와야 해서 훨씬 어렵죠. 유튜브 코미디에 맞춰져 있다 보니 초반 개그콘서트 관객 반응 중 ‘너무 연기다’ ‘웃음 포인트가 없다’ 등의 쓴소리도 있었어요. 고치는데 힘들었어요.


-외국인 아내라는 니퉁 캐릭터와 설정이 극사실주의라 신기하다는 반응이 많은데?

지영: 형민 씨가 실제로 보령 출신이거든요. 그런데 형민씨는 정말 사랑꾼이고 아내 분은 정말 내조의 여왕이에요. 옆에서 보면 영상에 담긴 건 정말 일부일 뿐이에요

형민: 제가 시골에서 자랐거든요. 삼촌 네 명이 저와 거의 친구처럼 자랐는데 모두 노총각이라 디테일한 부분을 알려줘요. 그리고 저희 와이프 자랑 좀 하자면 저희 부모님과 하루에 10통 이상 전화할 정도로 잘해요. 


-‘니퉁의 인간극장’ 코너에서는 시어머니로 구박하는 영희씨와 지영씨가 현장에서는 유독 친해보이던데?

지영: 영희 언니는 저를 지금의 자리로 이끌어 준 은인이나 마찬가지에요. 지망생 시절에 같이 살았던 적도 있어요. 무대에 함께 서본 적은 없어서 늘 아쉬웠는데 이렇게 코너를 함께 하게 되서 얼마나 영광인지 몰라요. 또 제가 화보 촬영이 처음이다 보니 사진도 많이 찍어주고 챙겨주는 것 같아요.  앞서 말했듯이 범균 선배는 저희한테 공개 코미디의 맛을 알려준 분이고요.

형민: 개그콘서트를 발판으로 삼아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연예대상도 노려보겠습니다. 


-개그콘서트가 부활했는데 어떤 마음으로 프로그램에 임하고 있나요?

수연&윤승: 당연히 시청자들에 재밌다는 평을 듣는 게 최우선이에요. 그리고 다시 없어지지 않는 프로그램이 되도록 해야죠. 한 주의 마무리를 개그콘서트로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습니다. 


-‘데프콘 어때요’ 코너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인기를 실감하나요?

수연: 저는 안경 끼면 그래도 조금 알아봐 주시는 것 같아요. SNS를 자주 하는 편이라 팔로워 수로도 체감하는 편이에요. 윤승 선배는 저보다 더 많이 실감할 거에요. 공연장에 팬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곤 하거든요.  

윤승: 쑥쓰럽지만 소녀팬이 많이 생겼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에 팬 미팅 자리도 마련해 보려고 해요. 


-코너명에 ‘데프콘’이라는 실존 인물의 이름이 들어간 이유가 궁금해요. 처음 진행할 때 걱정은 없었나요?

수경: 데프콘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왔던 차에 독특한 제목으로 딱이다 싶었어요. 사실 처음엔 허락을 안 받고 진행했는데 일단 방송에 나갈 수 있을 지가 걱정이었어요. 이후에 ‘이효리의 레드카펫’에서 데프콘 님을 실제로 뵙게 됐어요. 선공개 후허락이었는데 잘 보고 있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데프콘 어때요’ 코너 속에선 두 사람의 소개팅이 애프터로 이뤄질 것 같지 않지만 서로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윤승: 수연이는 정말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에요. 처음 캐릭터를 잡아나갈 때 연습을 정말 많이 하더라고요. ‘더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라고 하며 열정적으로 임하고, 도와달라고 하면 언제든지 도와주는 친구예요. 덕분에 유튜브 조회수도 잘 나오고 정말 고마운 마음입니다.

수연: 윤승 선배는 정말 개그를 사랑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에요. 티키타카가 너무 잘 맞기도 하고 같이 코너를 하면 그냥 재밌어요. 


-이렇게 케미가 잘 맞아서 2023 연예대상에서 베스트 아이디어상을 수상했나봐요. 올해 목표는 뭐에요?

수연: 올해는 윤승 선배와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하는 게 목표입니다. 더 나아가서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윤승: (어이없다는 듯)누구랑 나가시게요? 저는 개인상 받고 ‘나혼자산다’ 같은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어요.


-평소 ‘금쪽유치원’에서는 귀여운 모습만 보였는데 오늘은 색다른 스타일링으로 촬영을 진행했어요. 어색하진 않았어요? 

수경: 저는 단체 컨셉보다 ‘금쪽유치원’ 팀 촬영할 때 입은 착장이 오히려 어색했어요. ‘금쪽유치원’ 컨셉에 어울리게 귀여운 의상이었는데도, 괜히 어색하더라고요. 


-두 사람 다 KBS 공채 개그맨 출신이에요. 어떤 마음으로 개그콘서트에 합류했나요?

현호: 마지막 공개 코미디라고 생각하며 촬영에 임하고 있어요. 녹화 현장에서도 방송 후 반응도 점점 좋아지는 것 같아요. 그만큼 더욱 신중해지고 있습니다. 

수경: 저는 개인적으로 스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은 없어요. 개그콘서트를 참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꿈을 이룬 거 같아서 정말 만족스러워요. 


-‘금쪽유치원’ 속 캐릭터는 어떻게 만들어진거에요?

수경: 범균 선배가 처음 제안해 줬어요. 제가 공채 시험을 보기 전 소극장에서 공연할 당시였는데 유치원생 역할로 혼자 하는 코너가 있었거든요. 세상이 찌든 어린 조카 캐릭터였는데 범균 선배가 디밸롭해서 탄생한 게 지금의 ‘사랑이’에요.

현호: 저도 기존에 하고 있던 캐릭터에 설문 조사하는 대학생 역할을 붙여서 지금의 ‘기쁨이’를 만들었어요. 범균 선배랑 수경 누나랑 같이 1년넘게 코너를 구성했죠. 체계적으로 방송용으로 짜다 보니까 시간이 많이 소요됐어요. 범균 선배가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걸 보면 연륜을 무시할 수 없구나 깨닫곤 해요.


-연기하면서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뭐에요?

수경: 최대한 아이들 같이 보이려고 노력해요. 그래야 보시는 분들이 몰입이 잘 될 것 같아서요. 현호: 저는 웃기는 것. 일단 웃기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근데 호감적으로 웃기기! 비호감으로 웃기는 건 지양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금쪽 유치원’은 특히나 현장에서의 관객 반응이 뜨거운데, 인상깊었던 관객이 있나요?

저희가 원복으로 입는 옷을 입고 와주신 분들은 눈에 띄어요. 그리고 ‘하지마!’ 멘트를 제일 처음 외쳐 주셨던 분이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죠. 덕분에 이후에 관객들과 티키타카 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거든요. 


EDITOR_JUNG HYOSHIN

ASSISTANT EDITOR_PARK HAEUN

PHOTOGRAPHER_HONG SUNGJIP

STYLIST_ROTHY

HAIR_JEREMY, YONI, YEJIN by TBBLOOM

MAKE UP_JISOO, HYEWON JIYUL by TBBLOOM


[맥앤지나=정효신 기자 magajina11@gmail.com]

[맥앤지나=박하은 magajina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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